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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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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남아프리카 펄스만 바닷가 다시마숲에서 만난 문어 친구
    2. My Octopus Teacher
    3. 1년간 문어를 따라다닌 남자, 인생이 바뀌었다.

    남아프리카 다시마 숲에서 만난 문어 친구

    크레이그 포스터는 지난 20년간 칼리하리 사막에서 다큐멘터리를 촬영했다.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다가 그저 외부인이라고 느끼면서 큰 슬럼프가 찾아왔다. 번아웃된 자신을 위해 어려서 자란 남아프리카의 펄스만 바닷가를 찾는다. 처음 바다에 들어갈 때는 거센 파도와 물살에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이내 그 속에서 편안함을 경험하면서 매일 같이 바다를 찾았다. 그러다 바닷속 다시마 숲을 지나는데  희한한 모습을 한 생명체를 발견한다. 그것은 조개와 전복 껍데기로 위장을 한 '문어'였다. 문어는 조개껍데기, 다시마를 활용해 위장을 하고 주변의 지형지물을 활용해서 살아가고 있었다. 첫 만남부터 강렬한 인상을 받은 크레이그는 다음날부터 매일 같이 문어를 찾아간다. 30일쯤 지났을 때 크레이그가 팔을 뻗으니 문어도 다리를 뻗어서 교감을 하게 된다. 문어와 크레이가 첫 교감을 나눈 순간이다. 이후부턴 문어는 크레이그에게 신뢰를 갖게 되고  카메라를 갖다 대도 경계하지 않게 된다. 52일째 되는 어느 날 크레이그는 문어 앞에서 실수로 카메라를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문어는 달아나고 그간에 형성한 라뽀가 무너진 기분에 스스로를 자책한다. 

    나의 문어 선생님 문어와 크레이그
    나의 문어 선생님, 크레이그와 문어의 처음이자 마지막 행복한 순간

    장르 : 다큐멘터리

    러닝타임 : 85분

    국가 :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촬영 : 크레이그 포스터

    출연 : 크레이그 포스터

    감독 :  피파 얼릭, 제임스 리드 

    My octopus teacher

    크레이그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자연의 섭리에 간섭을 하지 않겠다고 기준을 세웠다. 문어의 천적인 파자마 상어가 문어를 공격할 때도 마음이 아프지만 지켜만 본다. 영특한 문어가 먹물을 쏘면서 도망갔다가 굴 속 깊이 몸을 숨겼지만 억척같은 파자마상어는 끝내 문어의 한 쪽 다리를 뜯어서 유유히 사라진다.  한쪽 다리가 뜯긴 문어가 굴 속에서 하얗게 질린 상태로 침잠의 시간을 보낸다. 100일이 지나고는 뜯긴 다리가 완전히 새롭게 돋아난다. 어느 날 얕은 물에 물고기 떼가 찾아온다. 그들을 포획하려나 싶어 문어를 지켜본다. 근데 문어는 알 수 없는 몸놀림을 지속한다. 문어는 개나 고양이 수준의 지능을 갖춘 해양동물로서 무의미한 행동을 잘하지 않는다. 그런데 물고기를 향해 다리를 뻗어가며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하니 저게 무엇일까 생각했다. 그건 바로 물고기들과 문어가 함께 노는 것이었다. 문어는 뒷걸음치는 크레이그에게 다가와 몸몸을 밀착했다. 배 위에 앉은 것이다. 그동안 크레이그와 나눈 교감을 표현하는 장면에선 감동 그 이상의 감정이 들었다.  문어가 짝짓기에 들어가서 수십만개의 알을 낳고 알이 부화할 때까지 굴 속에서 먹지도 자지도 않는 모습에서부턴 크레이그도 보는 시청자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예상할 수 있는, 당연하지만 슬픈 결말엔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없다. 

     

    1년간 문어를 따라다닌 남자, 2020년 아카데미상 수상

    크레이그는 자신이 바닷가를 찾을 수 밖에 없었던 지친 자신의 모습을 우연히 만난 문어를 통해 교감하고 치유했다.  

    예상하지도 못한 문어와의 만남으로 크레이그는 다시 힘을 낸다. 모든 생명은 가치 있다는 것을 문어를 통해 야생 세계를 사랑하게 됐음을 이야기한다. 크레이그는 여전히 매일 잠수를 하지만 더 이상 혼자서 하지는 않는다. 그는 'Sea Change Project'라는 잠수부 단체를 만들어 다시마숲 평생 보호 활동에 헌신하고 있다. 

     

    새로운 시간이 열리고 있는 지금, 지난 시간이 몹시 힘들었을 우리를 위해 '나의 문어 선생님'을 추천한다. 몇 번이고 다시 보더라도 말과 글로 다 표현 할 수 없는 감동이 있다. 크레이그가 말했듯이 말로는 다 할 수 없지만 느낌이 오는 바로 그때, 크레이그를 바다로 이끌었던 그 타이밍, 지켜야 하는 가족과 사랑하는 아들이 있지만 스스로도 일어서기 힘든 그때, 가족이 의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부담이기까지 한 힘든 상황에서 문어와의 만남은 그를 일으켜 세우고 가족을 돌보게 한다. 그리곤 아들과 함께 바닷속을 다이빙하며 다음으로 나갈 에너지를 얻는다. 지난해가 힘들었을 당신에게 새롭게 시작되는 지금이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의 문어 선생님'을  추천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2020년 아카데미상 수상, 영국 영화 아카데미, 미국 제작사 조합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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